Mansion Sports - 프랑스 출신의 왼쪽 풀백 테오 에르난데스가 AC 밀란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알힐랄과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번 이적은 단순한 작별 인사를 넘어, 구단 운영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한 이별이었다. 

테오는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성명을 발표하며, 현재 밀란의 경영 방향이 자신이 2019년 처음 입단했을 때 품었던 가치와 이상과는 더 이상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계약 교착과 이적의 배경

테오 에르난데스는 AC 밀란과 1년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던 상황에서 연봉 재조정을 포함한 재계약 협상을 이어가고 있었으나, 구단은 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협상은 결렬되었고, 테오는 결국 알힐랄의 제안을 수락하게 되었다. 해당 계약은 약 2,500만 유로에 보너스를 포함하며, 연봉은 무려 2,000만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에는 알힐랄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밀란의 고집스러운 재정 원칙과 단호한 태도는 결국 테오가 팀을 떠나기로 결정하게 만든 배경으로 해석된다.

감정이 담긴 작별 인사와 감사의 말

공식 성명을 통해 테오는 자신이 밀란에 처음 입단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꿈과 열정, 그리고 전설적인 유니폼을 입는다는 자부심을 안고 이탈리아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나는 2019년, 역사 깊은 유니폼을 입는다는 꿈과 열정, 기대를 품고 밀란에 왔습니다. 오늘 나는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가슴에 안고 이곳을 떠납니다. 스쿠데토 우승,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대한 동료들과 함께한 시간들 말입니다.”

테오는 동료 선수들과 함께했던 시간, 자신을 믿어준 코칭스태프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특히 전설적인 수비수이자 자신을 밀란으로 영입한 주역인 파올로 말디니에게 깊은 존경을 표했다.

“모든 팀 동료들, 저를 신뢰해준 모든 감독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말디니에게는 그의 통찰력과 리더십, 그리고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 언급은 단순한 감사 이상으로 해석된다. “저를 신뢰해준 모든 감독”이라는 표현은, 재임 중 일부 감독들과의 관계에 거리감이 있었음을 암시하며, 말디니의 퇴진 이후 변화된 클럽의 방향에 대한 불만의 기조를 드러낸다.

팬들에게 전한 진심 어린 감사

이어지는 성명에서 테오는 자신을 늘 지지해준 밀란 팬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그는 팬들의 존재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를 강조했다.

“로쏘네리 팬 여러분,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항상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응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크나큰 영광이었고, 평생 제 마음에 간직될 것입니다.”

이 발언은 그가 밀란에서 어떤 정서적 유대를 형성했는지를 잘 보여주며, 팬들과의 관계가 단순한 선수-관중의 범주를 넘어선 것이었음을 시사한다.

구단 경영진을 겨냥한 비판적 메시지

가장 주목을 받은 부분은 성명 마지막에 등장한다. 테오는 현재 AC 밀란의 운영 방식과 전략이 자신이 입단할 당시 가졌던 가치와 이상과는 현격히 다르다고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밀란은 언제나 제가 남고 싶었던 클럽이었고, 그 결정은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축구는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어 그는 다음과 같이 보다 명확한 어조로 비판을 이어갔다.

“최근 구단이 선택한 방향성과 몇몇 결정들은 제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가졌던 가치나 야망과는 더 이상 일치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한 장을 덮고, 또 다른 의미 있는 장을 새롭게 열어야 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오는 자신이 항상 클럽을 위해 헌신해왔음을 강조하며, 밀란을 향한 애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저는 항상 밀란을 위해 모든 것을 다했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팬들과 같은 꿈을 공유하며 함께 걸어왔습니다. 저는 고개를 들고 떠납니다. 밀란은 영원히 제 일부로 남을 것입니다. 포르자 밀란, 영원히.”

단순한 이적을 넘어선 내부 긴장의 표출

이번 테오 에르난데스의 이적은 단순한 계약 종료나 연봉 문제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그의 성명은 현재 밀란 구단 내부의 운영 철학, 인사 정책, 그리고 리더십 구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로 읽힌다. 

특히 파올로 말디니의 퇴진 이후 변화된 조직적 방향성에 대한 비판은, 팬들과 구단 경영진 사이의 간극을 더욱 부각시킨다.

밀란은 이번 이적으로 한 명의 핵심 수비수를 잃었을 뿐 아니라, 팀 내 리더십의 상징적 인물을 떠나보낸 셈이다. 이번 작별은 그 자체로, 변화의 기로에 선 AC 밀란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상징적 장면이라 할 수 있다.